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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이유: 데이터 주권의 시대, 로컬 처리가 답이다
2025년 말, 한 대형 클라우드 AI 서비스의 데이터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용자들의 민감한 대화 기록이 의도치 않은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면서 법적 분쟁이 이어졌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킹이 아니었다. 데이터가 서버를 떠나는 순간,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한다는 절박한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제 기업과 개인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편의성을 위해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맡길 것인가, 아니면 복잡하더라도 장비 내에서 처리할 것인가. 특히 법무법인, 병원, 금융권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조직에서는 이 선택이 곧 생존과 직결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는 안전조치의무를 명시하고 있으며, GDPR Article 32는 처리의 보안을 요구한다. 클라우드 기반 LLM은 이러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별도의 계약(DPA)이 필수지만, 로컬 환경은 물리적 격리만으로도 법적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법적 기준과 리스크 스펙트럼: 클라우드와 로컬의 경계
개인정보 보호법의 핵심은 ‘목적 외 이용 및 제공 금지’다. 클라우드 LLM은 API 호출 시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된다. 이는 법률적으로 ‘제3자 제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반면 로컬 LLM은 데이터가 단말기를 벗어나지 않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는 경우 명백한 위법 행위로 규정된다.
리스크는 데이터의 잔존성에서 발생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대부분은 대화 기록을 30일에서 수년간 보관한다. 삭제 요청을 해도 백업 서버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로컬 환경에서는 저장 주기를 물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SSD를 파기하는 순간 데이터는 완전히 소멸한다.
ISO/IEC 27001:2022의 최신 개정안은 AI 시스템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A.5.15(정보 분류)와 A.8.1(사용자 엔드포인트 장치) 항목은 로컬 처리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2026년부터 적용되는 EU AI Act의 기초모델 규제 역시, 고위험 AI 시스템의 데이터 처리 로깅을 의무화한다. 로컬 환경에서는 이러한 감사 추적(audit trail)을 외부 노출 없이 내부에만 구축할 수 있다.
세 가지 아키텍처 비교: RAG, Smart Connections, 완전 오프라인
로컬 환경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오프라인’이라는 태그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각 방식의 데이터 흐름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로컬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는 문서를 벡터화하여 로컬 벡터 DB에 저장한다. 검색 시 쿼리만 임베딩 모델을 거친다. 핵심은 임베딩 과정에서 원문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벡터 DB 자체가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에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Smart Connections는 옵시디언 플러그인으로, 로컬 임베딩을 생성하지만 설정에 따라 동기화 기능이 켜져 있을 수 있다. 사용자가 실수로 클라우드 싱크를 활성화하면 모든 노트가 외부로 유출된다. 설정 단계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완전 오프라인 처리는 네트워크 케이블을 물리적으로 분리한 상태에서 LLM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추론(inference) 과정조차 외부와 단절된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가장 안전한 등급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모델 업데이트나 패치 적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 표는 세 방식의 법적·기술적 특성을 비교한 것이다.
| 구분 | 로컬 RAG | Smart Connections | 완전 오프라인 |
|---|---|---|---|
| 처리 위치 | 로컬 GPU/CPU | 로컬(설정에 따라 클라우드 동기화) | 에어갭(Air-gapped) PC |
| 데이터 잔존성 | 벡터 DB에 임베딩 저장 | SQLite 또는 JSON 파일 | RAM/로컬 디스크만 사용 |
| 역공학 위험 | 중간 (임베딩→원문 복구 가능성) | 높음 (설정 미흡 시) | 없음 |
| 법적 근거 |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 (기술적 조치) | 동법 (관리적 조치 필요) | GDPR Article 32 최상위 수준 |
| 복구 가능성 | 삭제 시 즉각 소멸 | 휴지통 확인 필요 | 물리적 파기 필요 |
데이터 유출 위험도 매트릭스: 임베딩부터 추론까지
로컬 환경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데이터의 생애주기별로 취약점이 존재한다. 첫 단계인 전처리 과정에서 민감정보가 마스킹되지 않으면 임베딩 벡터에 그대로 남는다. 주민등록번호나 환자 ID가 텍스트에 포함된 채로 벡터화되면, 나중에 유사도 검색으로 특정 인물을 식별할 수 있다.
추론 단계에서는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이 위험하다. 로컬 LLM이라도 악의적인 입력을 통해 시스템 프롬프트를 유출하거나, 학습 데이터의 일부를 추출할 수 있다. 2024년 연구에 따르면 7B 파라미터 이상의 모델은 특정 쿼리로 훈련 데이터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12%에서 23%에 달한다고 한다.
임베딩 모델 자체도 문제다. 오픈소스 임베딩 모델은 대부분 Hugging Face에서 다운로드받는다. 이 과정에서 모델 가중치 파일에 백도어가 삽입되어 있을 경우, 사용자의 쿼리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될 수 있다. SHA-256 해시값을 반드시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2026년 개인정보 보호 기술 표준 적용 방안
2026년부터는 AI 시스템의 개인정보 영향평가(PIA)가 의무화되는 추세다. 로컬 LLM을 도입하는 조직은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첫째, 데이터 최소화 원칙이다. RAG 시스템에 입력되는 문서에서 개인식별정보(PII)를 사전에 제거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정규표현식 기반 필터링은 이제 불충분하다. NER(Named Entity Recognition) 모델을 로컬에 배포하여 자동 비식별화를 수행해야 한다.
둘째, 접근 통제다. 로컬 서버라도 다중 사용자 환경에서는 권한 분리가 필수적이다. 루트 권한을 가진 관리자가 모든 추론 로그를 열람할 수 있다면, 직원들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역할 기반 접근 제어(RBAC)와 함께, 추론 기록의 암호화가 필요하다.
셋째, 폐기 절차다. 벡터 DB나 모델 캐시를 삭제할 때 단순히 파일을 지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NIST SP 800-88 Rev.1에 따른 Clear, Purge, Destroy 단계별 폐기 가이드를 준수해야 한다. SSD의 경우 Secure Erase 명령어를 사용하고, HDD는 덮어쓰기(overwriting)를 3회 이상 수행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로컬 LLM도 개인정보보호법 적용을 받나요?
A. 적용받는다. 로컬 환경이라도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순간 법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되지 않으므로 제3자 제공 동의 규정은 면제되지만, 안전조치의무(제29조)와 개인정보 유출 시 통지의무(제34조)는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조직 내부 직원의 개인정보를 로컬 LLM으로 처리할 경우, 내부 관리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Q. RAG 구축 시 벡터 DB의 보안 설정은 어떻게 하나요?
A. Chroma, FAISS, LanceDB 등 주요 벡터 DB는 기본적으로 인증 메커니즘이 없는 경우가 많다. 네트워크 바인딩을 127.0.0.1로 제한하고, 외부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 또한 벡터 파일 자체를 AES-256으로 암호화하여 저장하고, 접근 시 디코딩 키를 환경 변수에서 분리 관리해야 한다. 백업 시에도 동일한 암호화 수준을 유지해야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
Q. Smart Connections와 완전 오프라인 모델의 법적 차이는 무엇인가요?
A. Smart Connections는 동기화 설정 여부에 따라 법적 성격이 달라진다. 클라우드 동기화가 꺼져 있으면 로컬 처리로 간주되지만, 설정 변경 이력을 증명할 감사 로그가 필요하다. 반면 완전 오프라인 모델은 물리적 네트워크 분리로 인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접근’으로 규정되어, 해외 이전 규제나 제3자 제공 규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다만 모델의 학습 데이터 자체가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을 경우, 그 출처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필요하다.